일의 방식이 바뀌었다면, 삶의 무대도 바꿔보자
오전 9시, 카페 한쪽에서 노트북을 열고 일하는 사람들. 창밖으로는 푸른 바다 혹은 고풍스러운 골목이 펼쳐진다.
이들은 디지털 노마드일 수도 있고, 그저 장기 여행을 즐기며 일하는 리모트 워커일 수도 있다.
정말 어디서든 일할 수 있다면, 나는 어떤 도시를 선택할까?
이 질문은 단순히 '여행지를 고르는 것이 아니다. 내가 나답게 살고, 꾸준히 일하며, 동시에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도시를 선택하는 것. 그것은 결국 나의 라이프스타일, 가치관, 일하는 방식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출발한다.
오늘은 도시를 고르는 세 가지 기준을 중심으로, 내가 첫 번째로 선택할 도시를 상상해보려 한다.
1. 안정적인 환경과 효율적인 업무를 위한 도시 – 리스본, 포르투갈
디지털 노마드에게 있어 일 잘되는 도시 는 단순히 인터넷이 빠르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매일 일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간, 카페나 코워킹스페이스의 질, 그리고 일상 속 루틴을 유지할 수 있는 생활 인프라가 모두 갖춰져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내가 선택할 첫 번째 도시는 포르투갈의 리스본 이다.
리스본은 최근 몇 년 사이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도시 곳곳에 널찍하고 감성적인 카페가 많고, 인터넷 속도도 안정적이며, 코워킹스페이스 또한 다양하다.
무엇보다 리스본이 매력적인 이유는 일과 삶의 균형을 잡기 쉬운 구조에 있다
도시 전체가 크지 않아서 어디든 걸어서 다닐 수 있고, 점심엔 태그스 강가에서 산책을 즐기거나, 골목길을 따라 아줄레주 건물들을 감상할 수도 있다. 퇴근 후엔 현지인처럼 포르투갈 와인 한잔과 함께 해산물을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
또한 리스본은 비교적 저렴한 유럽 도시 중 하나다. 물론 최근엔 물가가 조금씩 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생활비 대비 만족도가 높은 도시로 평가받는다. 게다가 포르투갈은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장기 체류 비자도 운영 중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도 장기 체류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리스본은 너무 도시적이지도, 너무 촌스럽지도 않은 절묘한 균형을 갖춘 곳이다.
조용히 집중하면서도, 언제든 도시의 활기를 느낄 수 있는 그 절묘한 리듬. 그래서 나의 첫 번째 도시로 이곳을 떠올린다.
2. 커뮤니티와 연결감을 느낄 수 있는 도시 – 치앙마이, 태국
디지털 노마드의 삶은 자유롭지만, 그만큼 외롭기도 하다. 혼자 일하고, 혼자 이동하고, 혼자 결정하는 삶은 때로는 외로움과 고립감을 불러올 수 있다. 그래서 어디서든 일할 수 있다면 이라는 질문 속에는 어디서든 연결될 수 있는가 라는 질문도 숨어 있다.
그 기준으로 본다면, 내가 선택할 첫 번째 도시는 단연코 태국의 치앙마이다.
치앙마이는 오랫동안 디지털 노마드의 도시로 사랑받아왔다.
그 이유는 단순히 물가가 싸서가 아니다. 이곳은 세계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새로운 관계를 맺고, 같은 고민을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의 힘 이 존재하는 도시다.
처음 도착한 사람도 금방 커뮤니티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 만큼 개방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생활 면에서도 치앙마이는 상당히 안정적이다.
기후는 연중 따뜻하고, 채식 식당부터 노마드 전용 게스트하우스까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무엇보다 큰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느림이 살아있는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이곳에선 바쁘게 움직이기보다 스스로의 페이스를 찾아가는 연습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디지털 노마드에게 가장 필요한 건 결국 일과 연결의 균형 이다.
3.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는 도시 – 멜버른, 호주
노마드는 때때로 낯선 환경 속에서 나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직면한다.
새로운 도시에 가면 사람들은 나의 직업, 언어, 국적을 먼저 보게 마련이다.
하지만 어떤 도시는 그런 외적 조건보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먼저 던져준다.
그런 도시 중 하나가 바로 호주의 멜버른이다.
멜버른은 단순히 아름다운 도시를 넘어서, 다양성을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깊게 배어 있다.
이곳에서는 어떤 옷을 입든, 어떤 국적이든,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살든 누구도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
자신의 속도, 자신의 리듬, 자신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존중하는 도시.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노마드처럼 정형화되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도 굉장히 따뜻하게 다가온다.
일할 수 있는 공간도 다양하다.
현지 카페에서는 콘센트를 찾을 필요도 없을 정도로 노트북 열기 좋은 환경이 기본적으로 마련돼 있고, 각종 코워킹스페이스도 디자인, 기술, 크리에이티브 분야별로 특화되어 있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 따라 맞춤형 공간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멜버른은 예술, 커피, 자연, 기술, 스포츠, 교육이 공존하는 도시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여러 가치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 도시이기 때문에,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에겐 최고의 선택지가 된다.